시카고 PD 시즌1-12를 관통하는 5인의 인생 서사 – 그들은 경찰이기 전에 인간이었다

 

"범인을 쫓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람을 따라가는 이야기였다."

《시카고 P.D.》는 시즌 1부터 12까지, 단순히 총을 들고 악당을 잡는 경찰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는 이 드라마 속에서 정의가 어떻게 흔들리고, 사랑이 어떻게 망가졌다가 다시 피어나는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무너지고도 다시 일어서는지를 목격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다섯 사람이 있었다. 보이트, 버제스, 루젝, 앳워터, 그리고 핼스테드. 그들은 단지 경찰이 아니었다. 그들은 치열한 인생을 버텨온 사람들이었다.


🧱 행크 보이트 – "악을 잡기 위해 악이 되다"

처음부터 그는 정의롭지 않았다. 행크 보이트(제이슨 베게), 우리가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범인을 두들겨 패고, 증거도 없이 가둬놓고, 감정이 앞서면 총부터 꺼내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그를 미워하지 못했다.

왜냐고? 그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선을 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런데 그가 지키려던 가장 소중한 사람, 아들 저스틴이 죽었다. 그 순간 보이트는 무너졌고, 그 무너짐은 곧 시리즈 전체의 색깔을 바꿨다. 그는 더 이상 "결과만 좋은 경찰"이 아니었다. 그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 되었다.

시즌이 지나며 그는 더 조용해졌고, 더 외로워졌고, 더 위험해졌다. 그리고 시즌 12. 부패한 경찰 고위직 ‘찰리 리드’ 앞에서 보이트는 마지막 결정을 내린다. 정의를 위해 또 한 번,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

누군가는 그를 보고 괴물이라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는 끝까지, 사람을 지키려 했던 괴물이었다는 것을.


💔 킴 버제스 – "사랑도 총알도, 그녀는 다 맞고도 다시 일어났다"

킴 버제스(마리나 스쿼르치아티)는 처음부터 ‘잘하는’ 형사는 아니었다. 실수도 많고, 당황도 잘하고, 누가 봐도 초보 경찰이었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그녀는 늘 마음으로 움직였다.

도망가던 아이를 보고 눈물을 참지 못했고, 피해자의 손을 잡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시련은 끝없이 밀려왔다. 사랑하던 루젝과는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를 수없이 반복했고, 입양한 아이는 결국 떠나갔다. 심지어 총에 맞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녀는 매번 돌아왔다. 희생을 받아들이고, 현실을 껴안고, 그래도 사람을 지키려는 경찰로.

시즌 12에서 그녀는 마침내 루젝과 결혼한다. 그것은 단지 웨딩드레스와 꽃다발의 장면이 아니라, 온몸으로 버텨낸 인생의 보상이었다.


🌱 아담 루젝 – "가벼웠던 남자, 무거운 책임을 배운다"

아담 루젝(패트릭 플루거)을 처음 본 순간, 당신은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쟤는 사고 친다."

맞다. 경찰학교 막 졸업하고 정보과에 덜컥 들어온 이 남자는, 자기가 무슨 운명을 맞닥뜨릴지 전혀 몰랐다. 허세가 심했고, 감정에 휘둘렸고, 혼자 나서다 문제를 키우곤 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버제스를 만났고, 그녀가 총에 맞아 쓰러졌을 때 침대 옆을 지켰고, 아이를 함께 키우려 했고, 끝내는 다시 손을 잡았다.

시즌 12의 루젝은 더 이상 철없는 신참이 아니다. 그는 버제스를 안아줄 수 있는 남자, 팀을 뒤에서 받치는 동료, 그리고 자신이 믿는 것을 끝까지 책임지는 어른이다.

그의 결혼은 사랑의 종착지가 아니라, 성장의 증명이었다.


⚖️ 케빈 앳워터 – "말보다 신념으로 서 있는 사람"

케빈 앳워터(라로이스 호킨스)는 목소리를 높이기보단,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그는 늘 경찰이면서도 흑인 남성으로 살아야 했고, 어느 쪽에서도 완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고립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공동체와 경찰 조직 사이에서 늘 균형을 잡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는 보이트처럼 선을 넘고, 누군가는 감정에 휘둘릴 때, 앳워터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시끄럽지 않지만, 가장 단단하게.

시즌 12에서도 그는 보이트의 결정을 지켜보며, 말없이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싸우지 않고도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보여준다.


🧠 제이 핼스테드 – "정의란 무엇인지 끝까지 고민한 사람"

제이 핼스테드(제시 리 소퍼)는 시리즈 초반부터 정보과의 윤리적 중심이었다. 전직 군인 출신답게 신중하고 차분했으며,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늘 원칙을 고민했다.

그는 에린 린지와의 연인 관계로 정서적 서사를 이끌었고, 린지가 떠난 뒤에도 팀 내에서 도덕성과 책임감을 지닌 리더로 성장했다. 보이트와 가장 자주 충돌하면서도, 그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 했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 10, 핼스테드는 팀을 떠나 해외 근무를 선택한다. 스스로가 정의롭다고 믿는 방식과 현실 수사의 괴리 속에서 괴로워하며, 결국 정의와 평화를 찾기 위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는 더 이상 팀과 함께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시즌 12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


🎯 결국 이들은...

  • 보이트는 끝까지 ‘사람’을 지키려다 스스로 괴물이 되었고,
  • 버제스는 끝없이 무너지고도 다시 사랑을 품었으며,
  • 루젝은 사랑을 지키며 책임을 배웠고,
  • 앳워터는 세상의 균형을 지키며 침묵 속의 울림을 남겼다.
  • 핼스테드는 원칙과 감정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하며, 정의의 본질을 묻고 떠난 사람이었다.

《시카고 P.D.》는 범죄를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건 핑계다.

진짜 이 드라마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가끔씩 우리 자신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