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감독이 10년에 걸쳐 완성한 애니메이션 대작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는 단순한 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찰스 디킨스의 작품에서 출발한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깨뜨리고 세계 시장에 진출한 전례 없는 프로젝트로 기록될 것이다. 아래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이어진 이 거대한 여정의 제작 비화를 흥미롭게 정리한 내용이다.
1. 기획과 초기 도전 (2015년~)
영감의 시작
장성호 감독은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를 읽고, 예수의 이야기를 신앙의 틀을 넘어 보편적 인간 서사로 풀어내고자 결심했다. 그가 원한 건, 종교를 넘어선 인간적인 공감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극중극 구조 도입
이야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그는 '부모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조를 도입했다. 이는 종교적 거리감이 있는 관객에게도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장치였다.
3년간의 시나리오 개발
2015년부터 시작된 시나리오 작업은 무려 3년. 장 감독은 역사적 고증과 감정의 균형을 중시하며 수차례의 개고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단순한 전기가 아닌 감성 드라마로 완성시켰다.
2. 제작비와 자본 조달
총 제작비 360억 원
《킹 오브 킹스》는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전례 없는 36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3D 애니메이션과 글로벌 마케팅을 감안한 과감한 투자였다.
국내 자본 고집
코로나19로 해외 투자 유치가 어려웠던 시기, 장 감독은 창작권과 판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자본만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갔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지키는 선택이 되었다.
투자 유치의 어려움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는 편견 속에서, 장 감독은 끊임없는 프레젠테이션과 설득으로 자금을 모아야 했다.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도 그는 믿음을 놓지 않았다.
3. 혁신적 제작 기술 도입
실사 영화 기법 접목
장성호 감독은 '해운대', '명량', '별에서 온 그대', '스파르타쿠스' 등에서 익힌 VFX 노하우를 애니메이션에 접목시켰다. 실제 영화처럼 촬영하고 연출하는 방식은 작품의 리얼리티를 크게 끌어올렸다.
언리얼 엔진 활용
실시간 렌더링이 가능한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도입하여, 빠른 제작과 고품질 시각효과를 동시에 달성했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도 드물게 시도된 혁신이었다.
모팩스튜디오의 성장
장 감독이 이끄는 모팩스튜디오는 초기엔 소규모였지만, 10년간 기술 내재화와 인재 양성을 통해 글로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도약했다.
4. 글로벌 캐스팅과 협업
할리우드 스타 캐스팅
오스카 아이작(예수), 케네스 브래너(디킨스),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으며 작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북미 배급사와의 협력
라이언스게이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북미 메이저 시장에 본격 진입하게 되었다.
5. 10년에 걸친 집념의 여정
모든 제작 단계에 직접 참여
장 감독은 스토리 개발부터 콘티, 기술 설계, 캐스팅, 자금 운용까지 직접 관여하며 전방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모든 것을 건 감독의 헌신
그는 자신의 재산까지 투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패를 감수하고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
수많은 위기 극복
코로나19, 기술적 한계, 자본 부족 등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그는 팀과 함께 묵묵히 길을 걸었다. 그 끈질긴 집념이 결국 기적을 만들어냈다.
6. 전략적 성공의 결실
북미 시장 타깃팅
장 감독은 영어 음성, 글로벌 캐스팅, 북미 배급 등을 기반으로 북미 관객을 정조준했다. 이는 2025년 4월 북미 개봉 후 17일 만에 5,451만 달러 돌파라는 흥행 결과로 이어졌다.
K-콘텐츠의 새로운 도약
그는 “한국인은 훌륭한 크리에이터이자 스토리텔러”라고 강조하며, 《킹 오브 킹스》를 통해 K-콘텐츠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결론: 한국 애니메이션, 세계를 향한 여정의 시작
《킹 오브 킹스》는 단지 영화 한 편이 아니다. 그것은 장성호 감독의 10년 집념, 기술적 도전, 글로벌 감각, 그리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이 모두 응축된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 무대에서 설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앞으로의 K-애니메이션 시대를 여는 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