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독시 영화가 2025년 7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대됩니다.
웹소설을 어느 정도 읽고도 크게 감흥이 없던 시절, 재미있다는 소문에 한 번 펼쳐 본 순간,
훅 빠져들어 한꺼번에 읽어버린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조심스러웠죠.
한 편씩 아껴 보면서 쌓이면 몰아서 보자고,
차곡차곡 쌓이는 이야기를 참아가며 기다리던 그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시 그 설렘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금 등장인물들을 되새기며, 그들이 만들어낸 서사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질 날을 기다려봅니다."
📌 김독자 – "이야기의 바깥에서 안으로 걸어 들어간 남자"
김독자는 원래 이야기를 소비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했던 건 단 하나, 오랫동안 읽어왔던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이 이야기는 그저 하나의 서사일 뿐, 자신의 삶과 연결될 일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야기가 그를 집어삼켰다.
그가 사랑했던 서사가,
그가 기나긴 세월을 함께해 온 주인공들이,
그를 향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독자가 아니었다.
그는 "이야기 바깥"에 서 있던 사람이었지만,
서서히 한 발 한 발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1️⃣ 성격 – 현실적인데, 그래서 더 인간적인 사람
김독자는 철저하게 현실적인 사람이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낭만적인 고민을 할 여유가 없다.
‘난 독자였고, 이 세계는 이야기일 뿐이야.’
이렇게 선을 긋고 살아가려 하지만, 인간은 자기가 사는 세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초반의 김독자는 소설 속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마치 게임의 공략집을 꿰고 있는 플레이어처럼 행동한다.
필요한 아이템을 챙기고, 중요한 순간에는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며, 죽어야 할 사람을 살려낸다.
그렇다고 그가 완전히 냉정한 사람인가?
그렇지는 않다.
김독자는 본능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독자’로서의 시선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관찰한다.
그래서 그는 늘 독특한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완전히 냉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선의도 베풀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돕고,
그러면서도 감정적으로 휘둘리지는 않으려 한다.
하지만 "이야기 바깥에서 걸어 들어온 사람"이었던 그는 결국, 이야기 안으로 완전히 녹아들고 만다.
그리고 그 과정이 전독시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 곡선을 만든다.
2️⃣ 성장 – 독자로 살 것인가, 주체로 살아갈 것인가?
그는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보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김독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아버린 순간부터, 단순한 독자가 될 수 없었다.
그가 원작을 알았던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직접 이야기 속에서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의 변화는 단순하지 않다.
단계적으로 차곡차곡 이루어진다.
- 1단계: 독자의 시선에서 관찰하는 김독자
→ "나는 이 세계를 다 알고 있다." - 2단계: 이야기 속에 개입하기 시작하는 김독자
→ "나는 원래 알던 이야기와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 3단계: 이야기 속 인물들과 관계를 맺는 김독자
→ "나는 그냥 독자가 아니라, 이 이야기의 일부다." - 4단계: 자신의 선택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김독자
→ "이제 내 선택이 원작과 달라도 괜찮다."
그가 결국 이 세계에 완전히 발을 들이게 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독자가 아니다.
그리고 이 지점이야말로, 그가 성장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3️⃣ 관계 – "독자와 등장인물 사이, 그 애매한 경계에서"
✔ 유중혁과의 관계 – 같은 길을 가지만, 전혀 다른 방향으로 걷는 사람
유중혁은 회귀자다.
그는 같은 이야기를 1863번 반복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 앞에, 한 번도 회귀하지 않았으면서 모든 걸 아는 남자가 나타났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김독자는 유중혁의 패턴을 알고 있다.
유중혁은 김독자의 개입이 신경 쓰인다.
이 둘의 관계는 처음부터 불편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공존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독자는 유중혁이 왜 그렇게 반복하며 살아왔는지 이해하게 된다.
유중혁 또한 김독자를 인정하게 된다.
이 둘은 결국,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지만, 결코 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 관계가 된다.
- 유중혁은 끝없는 회귀 속에서 답을 찾는다.
- 김독자는 끝까지 독자의 시선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둘은 서로를 바라보지만,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가는 존재들이다.
✔ 한수영과의 관계 – "독자가 아니라 작가가 되려는 사람"
한수영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다.
그녀는 김독자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그녀가 마지막에 남긴 말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너 내 소설 읽어주기로 한 거 잊은 거 아니지?”
이 말은 곧,
"이제 네 차례야. 네가 독자였던 것처럼, 나도 독자가 될 거야."
한수영은 김독자가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면서도,
그가 완전히 녹아들지 않도록 도와주는 존재다.
4️⃣ 결말 – "이야기는 끝났지만, 독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김독자는 결국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동화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독자의 시선을 유지하면서,
이야기의 끝을 지켜본다.
그는 단순히 소설 속 세계에 갇힌 인물이 아니라,
그 세계를 지켜보는 독자로서 남아 있는 마지막 존재다.
그렇기에 그의 결말은 모순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독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이야기 속에 갇히지도 않는다.
그는 여전히, 이야기와 독자 사이에 서 있는 유일한 존재다.
✅ 종합 인물평 – "독자는 이야기를 감상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만들어가는 사람일까?"
김독자는 원래 독자였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직접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더 이상 독자가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는 이야기 속 인물이 되었을까?
완전히 그렇다고 보기에도 애매하다.
그는 독자의 시선을 가진 채로, 이야기를 살아냈다.
그렇기에 그의 존재 자체가 이 작품의 가장 큰 아이러니다.
📌 "독자에서 서사가 된 남자."
그러나 여전히 독자의 시선을 유지하는 마지막 인물.
이것이, 김독자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