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괜찮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참외 한 쪽 먹고 화장실에서 고생했다면?”
과일 중에서도 수분·당도가 높은 참외는 속을 시원하게 하지만, **씨가 든 ‘미중(씨 주머니)’**을 통째로 먹을 때 복통·설사를 겪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왜 어떤 날엔 멀쩡하고, 또 어떤 날엔 배탈이 날까요? 영양학·장내발효·위생 측면에서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1️⃣ 참외가 장을 자극하는 세 가지 메커니즘
① 고농도 당류(과당·소르비톨)
참외의 단맛은 과당·소르비톨 비중이 높아 공복에 과량 섭취하면 삼투성 설사를 일으킵니다. 과당 흡수 능력은 개인차가 커서, ‘과당 흡수 불량자’는 작은 양에도 복통·복부 팽만을 겪습니다.
② 수분 90 % + 수용성 펙틴
물·펙틴이 한 번에 내려가면 장 연동운동이 급격히 빨라지고 변이 묽어집니다.
③ 불용성 섬유·단단한 씨
씹히지 않은 씨껍질은 장벽을 기계적으로 자극해 복통을 부를 수 있습니다.
2️⃣ ‘씨 주머니’가 더 위험한 이유
- 당분 농도 급상승 – 껍질 바로 아래보다 씨 주변의 당 농도가 2~3배 높습니다.
- 라피노스계 올리고당(RFO) – 사람에겐 분해효소가 없으므로 대장에서 세균 발효 → 가스·복통 유발.
- 점액질 펙틴 농축 – 수용성 펙틴이 장내 수분을 잡아 설사를 촉진합니다.
- 위생 취약 – 절단 후 상온 방치 시 세균 증식이 빠릅니다.
3️⃣ 왜 ‘가끔만’ 배탈이 날까?
- 섭취 환경: 빈속·탈수 상태·단독 섭취 땐 흡수가 지연돼 탈이 나기 쉽습니다.
- 체내 효소 여력: 과당 흡수 한계는 식사 구성·장 컨디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 장내 미생물 변화: 최근 항생제 복용·스트레스·수면 부족이 있으면 발효 패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보관 위생: 냉장 직후 섭취하면 괜찮다가, 실온에 둔 조각을 먹고 탈이 나는 사례가 많습니다.
4️⃣ 덜 불편하게 즐기는 실전 팁
- 씨·점액은 최대한 긁어내고 잘 익은 과육만 먹는다.
- 한 번에 ¼~½개 정도를 다른 단백질·지방 식품과 함께 먹어 위 배출을 늦춘다.
- 컷팅 후 즉시 섭취, 남은 조각은 4 ℃ 이하 냉장 보관.
- 과당·FODMAP 민감하다면 1회 100 g 이하로 제한하고 반응을 관찰한다.
5️⃣ 복통·설사가 잦다면 체크!
- 과민성대장증후군(IBS) · 소장 세균 과증식(SIBO)
- 과당·소르비톨 흡수 시험, 알레르기(박과 교차반응) 검사
- 감염성 장염·염증성 장질환 등 참외와 무관한 원인도 배제해야 합니다.
마무리
참외는 여름철 수분·미네랄 보충에 훌륭하지만, 씨와 점액을 함께 먹으면 당·올리고당·점액질·불용성 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헐적 배탈을 부를 수 있습니다. 체질·섭취 상황을 고려해 양과 방식만 조절해도 ‘시원하고 달콤한 참외’의 장점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