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대작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는 원작과 각본이 만들어낸 탄탄한 내러티브 구조로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다. 북미에서 5,451만 달러의 흥행 성과를 거둔 이 작품은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각색을 통해 예수의 이야기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서사로 확장해냈다. 이 글에서는 원작과 각본의 차별성과 매력, 그리고 장성호 감독의 스토리텔링 철학을 중심으로 제작 비화를 살펴본다.
1. 원작: 찰스 디킨스의 『우리 주님의 생애』
영감의 출처
《킹 오브 킹스》는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 1934년 출간)를 바탕으로 한다. 이 작품은 성경 복음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문학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예수의 생애를 따뜻하게 풀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디킨스는 신앙적 엄숙함보다는 인간적인 공감과 감성을 강조했으며, 장성호 감독은 이 점에 깊이 감명받았다.
원작의 활용
디킨스의 텍스트는 예수의 탄생, 가르침, 고난, 부활 등 핵심 사건들을 어린이와 비신앙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장 감독은 이 친근한 접근을 극중극 형식으로 재해석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고 신앙적 배경 없이도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2. 각본: 장성호 감독의 창의적 재해석
각본 개발 과정
2015년 기획을 시작한 이후 약 3년간 장성호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역사적 고증과 성경의 진실성, 그리고 현대적 감수성을 결합하여 보편적인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각본을 완성했다. 신앙에 한정되지 않고, 인류 보편의 가치인 사랑, 용서, 희생을 중심 주제로 내세웠다.
극중극 형식의 도입
가장 큰 각색의 특징은 예수의 이야기를 찰스 디킨스(케네스 브래너 목소리 연기)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극중극' 구조로 구성한 것이다. 이는 디킨스 원작의 가정적 배경과도 연결되며, 가족 단위의 관객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설정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극중극 구조는 친근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전 세대 관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내러티브 전략이 되었다.
감정 중심 캐릭터 설계
예수(오스카 아이작 목소리 연기)는 신성함뿐 아니라 인간적인 고뇌, 연민, 리더십을 지닌 인물로 표현되었다. 이는 관객이 예수를 더 현실적인 존재로 느끼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리아(우마 서먼 목소리 연기), 제자들 역시 입체적이고 감정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스토리의 드라마적 깊이를 더했다.
문화적 보편성 확보
각본은 특정 종교를 강조하기보다, 예수의 메시지를 현대적 가치(포용, 희생, 정의)와 연결지으며 글로벌 관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조율되었다. 북미 및 유럽 관객의 취향을 고려해 감정의 리듬, 유머, 서사적 긴장감도 정교하게 배치되었다.
3. 각본의 강점과 반향
- 보편성과 접근성: 예수 이야기에 대한 신앙 여부를 초월해, 누구나 감동받을 수 있는 서사를 완성했다.
- 문학성과 현대성의 융합: 디킨스의 감성적 원작을 바탕으로 하되, 현대 애니메이션의 박진감 있는 전개 방식과 감정 클라이맥스를 적절히 결합해 폭넓은 세대와 문화권에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오스카 아이작,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등 스타들의 감정 몰입은 각본의 힘을 배가시켰다.
4. 장성호 감독의 스토리텔링 철학
장 감독은 “좋은 이야기는 국경과 종교를 초월한다”고 말한다. 그는 각본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글로벌 보편성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데 집중했다. 《킹 오브 킹스》의 각본은 그의 이런 철학이 구체화된 사례이며, K-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 가능성을 전 세계에 입증한 사례로 남는다.
5. 원작과 각본의 차별점
구분 | 찰스 디킨스의 원작 | 장성호 감독의 각본 |
형식 | 서정적 수필 | 극중극 내러티브 |
대상 | 가족 독자 | 글로벌 관객층 |
문체 | 감성적이고 단순함 | 감정 클라이맥스 중심, 드라마틱함 |
종교성 | 설교적 요소 없음 | 종교성 최소화, 보편적 가치 강조 |
매체 | 문학 텍스트 |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
결론: 감동의 뿌리와 진화
《킹 오브 킹스》는 디킨스의 따뜻한 문학성과 장성호 감독의 창의적 각색이 결합한 걸작이다. 원작의 감성적 힘을 유지하면서도, 각본을 통해 서사적 깊이와 글로벌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닌, 전 세대와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자리매김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