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영웅문 2024’가 남긴 공백, 그리고 ‘화산논검’으로 돌아오는 이유
김용 100주년 프로젝트 〈사조영웅문 2024: 무협의 세계〉는 지난해 ‘철혈단심’ 30부만을 끝까지 내보낸 뒤, “다섯 고수의 프리퀄이 있다”는 예고를 남긴 채 사라졌다. 기다리던 팬들은 구음진경·동사서독·남제북개·오절쟁봉 네 부제(副題)가 실제로 제작되긴 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올여름, 텐센트가 내세운 새 간판 〈화산논검〉은 그 공백을 메우려는 ‘재편성판’이다. 타이틀을 바꿔 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 서사 단위의 재배열
‘철혈단심’이 곽정·황용 중심의 본편이었다면, 후속 4부는 화산논검으로 향하는 과거 서사(프리퀄)다. 제목을 ‘무협의 세계’에서 ‘화산논검’으로 갈아탄 건, 이야기의 핵심이 “누가 천하제일(天下第一)인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 장르 색채 극대화
네 단막은 각기 다른 감독·미술·음향 팀으로 찍혔다. 호러(구음진경), 누아르(동사서독), 로드무비(남제북개), 에픽 전투(오절쟁봉)처럼 색을 달리해 30부짜리 대하를 네 편의 장르 영화로 쪼갠 셈이다. - ‘TVB 세대’ 향수 vs VFX 세대 스펙터클
1990년대 TVB 드라마가 남긴 도화도 비극과 황약사·구양봉 브로맨스를 ‘귀신 들린 호러’와 ‘사막 누아르’로 재해석한 부분은 오랜 독자·시청자를 동시에 겨냥한다.
1️⃣ 프로젝트
텐센트비디오와 야오커문화가 김용 IP 100주년 기념으로 기획한 60부 완성형 옴니버스. 2024년 6월 메인본편 〈철혈단심〉(30부)을 먼저 공개했고, 이어 ‘화산논검 시퀀스’ 4부작(총 30부)를 2025년 여름 한 달에 몰아 편성한다. 각 단막은 감독·무술·미술팀을 교체해 색을 달리한다.
| 구분 | 회차 | 러닝타임 | 톤 & 장르 | 감독 | 주요 출연 |
| 구음진경 | 8부 | 45′ × 8 | 호러·스릴러 │ 악취미 도화도의 비극 | 채악훈(蔡岳勋) | 주일위·맹자의·하여 |
| 동사서독 | 8부 | 45′ × 8 | 누아르 감성 무협 로드 | 서병(徐兵) | 주일위·고위광 |
| 남제북개 | 8부 | 45′ × 8 | 브로맨스 로드무비 | 등과(邓科) | 왕지·이화·하유 |
| 오절쟁봉 | 6부 | 50′ × 6 | 에픽 전투·대미 | 조순(曹盾) | 주일위·고위광·왕지·하유·양량 |
2️⃣ 중국・한국 편성 캘린더
| 날짜 (UTC+9) | 요일 | 단막 | Ep. 1 공개 시각 | 한국 OTT 동시 업데이트* |
| 7/26 | 토 | 구음진경 | 19:00 | 미정 |
| 7/31 | 목 | 동사서독 | 19:00 | 〃 |
| 8/05 | 화 | 남제북개 | 19:00 | 〃 |
| 8/10 | 일 | 오절쟁봉 | 19:00 | 〃 |
3️⃣ 네 편 단막 상세 안내
3‑1 🎬 구음진경 (8부)
- 시점: 화산논검 직후 ~ 흑풍쌍살 탄생.
- 시놉시스: 매약화·진현풍이 《구음진경》 下권에 집착, 도화도 내부가 파멸로 치닫는다. 황약사와 풍형의 금단(禁斷) 사랑을 써늘한 호러 톤으로 전개.
- 핵심 장면: ‘철팔괘밀실’ → 곡령풍의 서화 유골, ‘흑풍쌍살 초야 혈투’, ‘풍형 독심장’.
- 메인 캐스트
- 황약사 ― 주일위(周一围)
- 풍형 ― 진도령(陈都灵)
- 진현풍 ― 하여(何与)
- 매초풍 ― 맹자의(孟子义)
- 구양봉(카메오) ― 고위광(高伟光)
- 톤: 《랑종》 스타일 + 클래식 TVB 20세기 무협 미장센.
3‑2 🎬 동사서독 (8부)
- 시점: 도화도 붕괴 후 ~ 화산논검 1년 전.
- 시놉시스: 동사 황약사와 서독 구양봉, 서로를 거울 삼아 더욱 광기로 치닫는다. ‘약형(药衡) LOVE‑LINE’ 20년 묵은 떡밥 최초 해소.
- 주요 캐스트: 주일위, 고위광, 진도령, 양패령.
- 주목 포인트: 사막 누아르 + 와이어·VFX 결투, ‘서독 독술’ 풀 버전.
3‑3 🎬 남제북개 (8부)
- 시놉시스: 대리국 세자 단지흥이 궁을 탈주, 거지 제자 홍칠과 의형제를 맺는다. 우만족 공주 의화가 얽히며 삼각 ‘영웅·협・애정’.
- 무공 하이라이트: ‘일양지 vs 강룡십팔장’ 풀-length 6분 롱테이크.
- 톤: 로드무비+청춘 활극, 윈난·대리 8K 자연광 로케.
3‑4 🎬 오절쟁봉 (6부)
- 시놉시스: 《구음진경》을 두고오절(황약사·구양봉·단지흥·홍칠공·왕중양)이 화산 정상에서 ‘천하제일’ 자리 다툼. 뒤에서 모든 사건을 조종하던 흑막 세력이 드러난다.
- 결말: 왕중양이 승리하지만 《구음진경》은 다시 세상으로 흩어지고, 오절 각자의 길이 열린 상태로 시리즈 완 END.
- 톤: 전편 중 유일한 대규모 전투·군상극. 1,500명 엑스트라 + VFX 2,200컷.
4️⃣ 오절ㆍ도화도 관계 맵
- 동사 황약사 – 도화도 제자 6인(곡·진·매·육·무·풍) 지휘.
- 서독 구양봉 – 흑풍쌍살에 독공 전수 → 화산논검 당일 독장 난입.
- 남제 단지흥 – 대리군 ‘일양지’ 창시.
- 북개 홍칠공 – 강룡십팔장 완성, 거지방 방주.
- 중신 왕중양 – 전진칠자 양성, 화산 논검 주최.
화산논검 6부는 오절과 곽정·황용·양강 라인을 교차 편집해 ‘1·5·9·13년 주기 화산결투’ 비사(秘史)를 집대성한다.
5️⃣감상 포인트
- 구음진경은 매초풍·진현풍이 흑풍쌍살로 추락하는 과정을 클래식 공포극처럼 연출한다.
- 동사서독은 왕가위 영화가 아니라, 원전 속 황약사×구양봉의 ‘쌍방 병적 집착’을 노골적으로 그린다.
- 남제북개는 단지흥·홍칠공의 우정이 청춘 로드무비처럼 경쾌하다가, ‘일양지 vs 강룡십팔장’ 롱테이크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 오절쟁봉은 1,500명 엑스트라에 2,200컷 VFX를 때려 넣은 화산 정상 대결로 시리즈를 불꽃처럼 마감한다.
6️⃣한 줄 총평
“작년엔 ‘철혈단심’으로 길을 열고, 올해는 ‘화산논검’ 네 갈래로 산맥을 완성한다.”
‘무협의 세계’가 남긴 빈 틈은 장르실험 네 편으로 채워졌다. 김용 세계관을 한 번에 삼키려다 멈칫했던 프로젝트가, 드디어 퍼즐 마지막 조각을 맞추려 한다.
30부 본편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던 ‘사조영웅문 2024’가, 2025년 올여름 “천하제일은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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