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수선전 5,6화 주요 줄거리
한립은 독에 중독되어 의식을 잃은 채 방 안에 쓰러져 있었고, 곁에서는 곡혼이 묵묵히 그를 지키고 있었다. 문밖에서는 묵채환이 조심스레 그의 이름을 부르며 방문을 두드린다. 그녀는 손수건에 싸인 난양보옥을 문틈 사이로 건네준다. 한립은 보옥을 받아 해독을 시도하려 했지만, 도중에 다시 의식을 잃고 만다. 이에 묵채환은 그동안 배워둔 의술을 총동원해 그를 구해낸다. 이어 묵씨 집안의 사정을 설명하며, 자신들이 왜 한립을 붙잡아두려 했는지 진심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은 햇살 아래서 난양보옥을 말리며, 독으로 검게 물들었던 표면이 서서히 원래의 맑은 빛을 되찾는 광경을 함께 지켜본다. 이때 묵채환은 자신도 함께 떠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지만, 한립은 끝내 그녀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는 새롭게 수련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그날 밤 아무도 모르게 묵가를 떠난다. 대문 앞에는 곡혼을 남겨두고, 자신이 정착하면 데리러 오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긴 채 홀로 길을 나선다.
한편, 엄월종의 결단기 수사 남궁완은 ‘소녀윤회결’을 익힌 후 더욱 자유롭고 정의로운 성품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문주와의 대화를 통해 태남산곡에서 열릴 승선대회를 직접 주관하기로 하고, 준비를 위해 길을 떠난다.
이와 동시에 한립 역시 태남산곡의 소문을 듣고 근처를 배회하다가, 산수인 만소산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수선계의 구조와 문파, 세가, 산수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교류한다. 그러던 중 결계 입구를 발견하고, 열리는 순간을 틈타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간다.
결계 안은 예상과 달리 거대한 장터이자 비경 공간이었다. 다양한 산수들이 모여 진귀한 보물과 정보를 거래하고 있었고, 그 중에는 각 문파의 동향을 살피는 세가 출신 수사들도 있었다. 한립은 이곳에서 청문도장을 처음 만나게 되고, 산수들 사이에서 7대문파와 세가를 비판하며 선동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 장면을 통해 한립은 그가 단순한 산수가 아닌 야망이 큰 인물임을 느끼게 된다.
이후, 수선자 함운지는 법보 조각을 거래하던 중 명문가 자제 육명원에게 헐값에 넘기게 될 위기에 처한다. 이를 지켜보던 한립은 그녀 대신 정가의 단약을 내고 법보 조각을 구매한다. 이에 격분한 육명원이 시비를 걸지만, 진교천 수사의 중재로 큰 싸움은 피하게 된다. 하지만 육명원은 이를 갈며 한립을 눈엣가시로 여기게 된다.
잠시 후 영근 시험이 시작되고, 이를 주관한 남궁완이 수련자들을 하나씩 평가한다. 첫 시험자 연여언은 천영근의 자질을 보이며, 단번에 엄월종에 입문하게 된다. 육명원은 이영근, 진교천은 쌍영근 판정을 받고 각각 황풍곡에 입문한다. 그러나 한립과 만소산은 위영근으로 판정되어 탈락하고, 큰 실망에 빠진다.
그날 밤, 청문도장은 다시 산수들을 모아 “내일 있을 천무대 비무를 통해 문파에 입문할 기회가 있다”며, 서로의 보물을 공유하자고 제안한다. 이 움직임에서 한립은 불순한 의도를 감지하고 거리를 둔다. 이후 함운지와 재회한 한립은 그녀에게서 부적과 ‘필담’이라는 책을 건네받는다. 책 속에는 ‘승선령’이라는 귀중한 증표에 대한 기록이 있었고, 한립은 이로 인해 문파 입문과 축기단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날 열린 천무대 비무에서 청문도장은 명문자제 육명원과 맞붙지만 결국 패배한다. 패배한 청문도장은 진심을 숨긴 채 침묵하고, 이 와중에 만소산이 실수로 승선령 이야기를 다른 산수들 앞에서 꺼내고 만다. 분위기가 급변하자 그는 도망치게 되고, 이를 본 청문도장 무리는 승선령을 노리고 만소산을 추격한다.
한편, 산속에 은신 중이던 한립은 만소산이 상처 입은 채 자신에게 도착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만소산은 독에 당해 숨을 거두고, 한립은 분노에 휩싸인다. 그는 청문도장의 부하 두 명과 싸우고, 보유한 부적과 기술을 총동원해 그들을 쓰러뜨린다. 그 순간 청문도장이 나타나 다시 싸움이 벌어지지만, 한립은 무공과 수선법을 활용해 그를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때, 인간이라 보기 어려운 괴이한 존재 ‘빙요(冰妖)’가 등장한다. 그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청문은 죽일 수 없고, 한립이 죽어야 한다”고 말하며 압도적인 기세로 위협한다. 한립은 상대의 수련 레벨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
한편, 장면이 전환되고 검은 옷과 가면을 쓴 수상한 도인이 등장해, 부상을 입고 쓰러진 청문도장에게 다가온다. 그는 “축기를 이루고 싶으냐”는 질문과 함께 강력한 일격을 날리며, 그를 새로운 수련 단계로 밀어 넣는다. 이 장면을 끝으로 6부는 마무리된다.
범인수선전 도우미
1. 수도자의 경지 체계
수도자의 세계는 크게 하경계, 중경계, 상경계로 나뉜다.
하경계는 연기, 축기, 결단, 원영, 화신의 다섯 단계로 구성되며,
중경계에는 연허, 합체, 대승이라는 고난이도 경지가 존재한다.
상경계에 도달하면 마지막 관문인 도겁을 거쳐 선계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실전에서 이 모든 단계는 평생을 바쳐도 도달하기 어려운 먼 여정이다.
2. 월국의 일곱 수도 문파
한립이 속한 월국에는 일곱 개의 주요 수도 문파가 존재한다.
가장 강력한 세력을 지닌 엄월종을 필두로,
황풍곡, 영수산, 청허문, 화도오, 천궐보, 거검문이 그 뒤를 잇는다.
그중에서도 엄월종이 압도적이며, 영수산이 그다음을 이끈다.
나머지 문파들은 비슷비슷한 실력을 유지하며 서로 균형을 이룬다.
3. 축기기 중심의 지방 문파 구조
월국은 비교적 작은 국가이기에, 실제 전력의 중심은 축기기에 있다.
대개 장문인은 축기기 후반에 해당하고, 결단기에 도달하면 장로급으로 인정받는다.
원영 이상의 고수는 문파 운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지만, 위기가 닥치면 간섭해 조율하기도 한다.
다만 이들은 자신이 움직이는 대가로 반드시 무언가를 요구하며, 축기기 이하 수련자는 그 사정을 모른 채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4. 영근의 희소성과 자질의 문제
범인 중에서 영근을 타고난 사람은 매우 드물다.
설령 영근이 있어도 그것을 인식하거나 수도의 길로 들어서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자신이 영근이 있는지도 모르고 평범하게 살다 인생을 마감한다.
이런 이유로 문파들은 제자를 찾는 데 늘 어려움을 겪는다.
5. 영근의 분류와 수련 효율
영근은 금, 목, 수, 화, 토의 다섯 속성으로 나뉘며,
속성이 네 개 이상 섞인 경우는 수련 효율이 떨어지는 가짜 영근이라 불린다.
두세 개 속성이 섞인 경우 진짜 영근으로 구분되며,
하나의 속성만 가진 단일 영근은 ‘천근’이라 하여 천재적 소질로 여겨진다.
천근은 수련 속도가 빠르고 결단기에 쉽게 도달하는 특징이 있다.
6. 변이 영근의 존재
천근만큼 귀하진 않지만, 일정 주기로 등장하는 ‘변이 영근’도 있다.
이는 두세 개의 속성이 융합되어 새롭게 나타나는 영근으로,
예를 들어 흙과 물이 융합되어 생긴 뇌속성 영근이나
금과 물이 결합된 얼음속성 영근 등이 있다.
이들 역시 높은 수련 효율을 보이며, 적절한 공법만 있다면 대성할 수 있다.
7. 천근과 변이영근을 둘러싼 문파 간 경쟁
천근이나 변이 영근을 지닌 자는 거의 모든 문파에서 환영을 받는다.
이들은 문파의 미래를 책임질 고수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희귀해 수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경우가 많고,
때로는 작은 문파들이 제자를 찾지 못해 몰락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범인수선전 리뷰
1. 외부 세력과 월국의 갈등 구도
작은 월국에서는 산수인지 문파인지 따지는 것이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외부에서 유입되는 강력한 수선 세력이 언제든 이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5, 6부에서는 이런 외부 세력이 실제로 등장하면서
문파 간 정치뿐 아니라 생존과도 직결되는 갈등의 씨앗이 뿌려진다.
2. 원작과 드라마의 스토리 차이
원작 소설에서 태남산곡은 단순한 시장이었고,
승선대회는 언급되나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영근 시험 같은 장면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남궁완의 출연을 비롯해
한립과 훗날 깊은 관계를 맺을 인물들을 미리 등장시키기 위해
승선대회, 영근 시험, 그리고 승선령의 존재를 설정으로 추가했다.
이는 3D 애니메이션에서 먼저 시도되었던 구성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3. 드라마판만의 극적 장치
드라마에서는 승선령을 단순한 증표 이상의 상징으로 부각시킨다.
특히 만소산의 죽음과 청문도인 일파와의 대립 구도는
한립이 명확한 이유와 동기로 싸움에 뛰어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원작에는 없던 드라마만의 독자적인 해석으로,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전개를 위한 기반을 쌓는 것 같다.
검은무복과 가며을 쓴 인물이 빙요를 거느리고 청문도인을 부하로 들이는 부분도 없던 생소한 부분이다.